최영미 시인- 선운사에서 선운사 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2012.. 울 효준방/*좋은 시 2010.01.09
윤동주 시인- 산상 산 상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 강물이 배암의 새끼처럼 기는 산 우에까지 왔다. 아직쯤은 사람들이 바둑돌처럼 버려 있으리라. 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에만 비치고 굼벙이 걸음을 하든 기차가 정차장에 섰다가 검은 내를 토하고 또 걸음발을 탄다. 텐트 같은 하늘이 무너져 이 거리를 덮을까 궁금.. 울 효준방/*좋은 시 2010.01.05
윤동주 시인-삶과 죽음 삶과 죽음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이도 이 .. 울 효준방/*좋은 시 2010.01.01
윤동주 시인- 눈 지금 이 시간 여기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눈이 내리더니, 오늘 오전 이 시간에도 눈이 내립니다. 다행히 도로는 얼어 붙지 않아 통행에는 지장이 없지만 그래도 사실은 불안해 합니다...... 그래서 윤동주시인님의 눈이 생각 납니다. 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31
윤동주시인- 황혼이 바다가 되어 황혼이 바다가 되어 하로도 검푸른 물결에 흐느적 잠기고...... 잠기고...... 저- 왼 검은 고기 떼가 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고. 낙엽이 된 해초 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서창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 옷고름 너어는 고아(孤兒)의 서름. 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 방바닥에 나딩구오...... 딩구오...... ..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9
김수영 시인- 풀 풀 풀이 눕눈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라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6
윤동주 시인- 편 지 편 지 누나 !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읍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홍보 부탁드립니다!!! 출처: 범우사 윤동주 시집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3
윤동주시인- 바다 바 다 실어다 뿌리는 바람조차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샛춤히 고개를 돌리어 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운다. 이랑을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꼬 섦어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다보고 돌아다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 201..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2
윤동주시인- 눈 눈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달랑달랑 얼어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함께 노력 합시다!!! 출처: 범우사 윤동주 시집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1
강계순_ 겨울연가 겨울연가 화살 같은 겨울바람 쌩쌩 날아서 온 세상 날카롭게 금 그어놓고 마른 살 기어이 터져 얼어붙은 땅 과녁이 되어 버티고 있는 내 속 아픈 뜻 아시나요. 그대가 쏜 화살 하나 맞고 비로소 땅에 누워 흐르는 눈물로 온 땅 적시기 위하여 참담한 추위 견디며 꽁꽁 얼어서 살아 있는 내 속 깊은 그리.. 울 효준방/*좋은 시 2009.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