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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좋은 세상에 오래오래 살고 싶제!”

김 또깡 2009. 11. 4. 17:16

 

 

여수시 만덕동 주민 센터에서 열린 어르신 잔칫날

 

주민 센터 안마당에서 아주머니들이 솥단지에 돼지를 삶고 있다. 환경공해추방운동호남본부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다. 회원들은 음식준비와 어르신들 분단장에 여념이 없다. 모처럼의 잔치에 초대받은 어르신들은 일찌감치 집을 나서 주민센터에 모여 얘기꽃을 피운다.


이날(10월 30일)의 행사는 환경공해추방운동 청소년선도육성호남본부(이형은 본부장)에서 관내 어르신 80여명을 초청해 장수노인 사진촬영 및 경로잔치를 연 것이다.

 

 


“이 많은 사람들 영정사진과 점심대접...정말 고맙죠!”


만덕동(동장 조일수) 동사무소 관계자는 “덕충동 본동과 일부 통이 여수엑스포타운 숙박시설 건설로 인해 사라지게 된다”며 이날의 행사가 더욱 의미가 깊다고 했다. 2010년 3월말경이면 만덕동 일부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할머니와 함께 영정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김용갑(83)어르신을 만나봤다. 김 할아버지는 영정사진을 찍는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기자가 영정사진이 아닌 장수사진이라고 말하자 이 좋은 세상을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했다.


“그전에 찍어놨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그래서 할멈과 함께 영정사진 찍으러 왔어.”

“욕심은 다들 오래살고 싶제, 옛날에는 못 묵고 죽어라 일만했는데, 이 좋은 세상에 오래오래 살고 싶제.”

 

 

 

 


할아버지는 1944년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가 부산현(도야마)의 가스제조공장에서 1년간 강제노역을 했다. 당시 할아버지 나이는 18세였다. 이듬해 해방이 되어 고향에 돌아와 이날 평생 농사를 지었다.


할아버지는 이 많은 사람들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고 점심까지 대접해줘 정말 고맙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정사진도 찍어주고 점심까지 대접해준다니 정말 고맙죠!”

 

 


할아버지는 이웃에 사는 어르신에게 안부를 전하며 반가워한다.


“이우제 사는 할아버지여”

“우리 함씨 못 봤능가?”


“이날 평생 로션도 모르고 살았는데, 며느리가 화장도 다 해줬어요”

 

 


유안순(76)할머니는 사진이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다며 맏며느리 자랑을 늘어놨다.


“며느리가 화장도 다 해줬어요. 나는 이날 평생 로션도 모르고 살아요. 촌에서 일한디 뭐 할라고 바를 거요.”


초상화를 오래전 그려놨는데 부자연스러워 어머님 모시고 사진 찍으러 왔다는 맏며느리(54. 고춘순)는 이렇게 베풀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고부간 사랑이 유별나 보인다. 부러울 정도다.


“아휴 세상에, 너무나도 고맙죠.”


즐거운 점심시간, 모처럼 맛있는 점심이었다며 어르신들은 모두들 즐거워했다. 김화성(68), 나혜임(80)어르신의 소감이다.


“약주한잔 하고 점심 먹으니 정말 좋아요.”

“맛있게 먹어, 음식이 맛나~”


십시일반 함께해서 좋은 아름다운 봉사활동

 

 

 


이날 행사는 환경단체인 환경공해추방운동호남본부와 여수 한영대 코디메이크업과 학생 10여명, 만덕동 주민센터 관계자, 여수시의회 이기동의원(환경복지위원회 위원장), 여수해양경찰서 최종림씨 등이 함께했다.


여수 한영대의 임라리(20)양은 봉사활동에 자주 참여한다며 봉사활동이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여수시의회 이기동의원은 손을 직접 걷어 부치고 일손을 도왔다.

 

 

 


대우건설 율촌현장, 삼보지질, 삼부토건, (주)정호ENG, 한라건설 등이 협찬하고 환경공해추방운동호남본부가 주관한 이날의 행사에서 이형은 본부장은 “더 많은 어르신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을 하겠다”며 봉사에 함께 참여해준 업체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삶, 십시일반 모두가 함께해서 좋은 날 이였다. 이들의 나눔과 이웃사랑이 계속되는 한 세상은 정말 훈훈할 것이다.


출처 :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
글쓴이 : 맛돌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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