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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명박 대통령 ‘땡땡이 넥타이`의 비밀

김 또깡 2009. 12. 17. 22:09

이명박 대통령 '땡땡이 넥타이'의 비밀

 

청와대 대변인 김은혜

 

"노력일까? 능력일까?"


화제를 낳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술(外交術)을 놓고 달포 전 누군가 물었습니다.
언론에서 이름 붙인 ‘실용외교’ ‘감성외교’라는 말이 귀에 낯설지 않을 즈음이었습니다.


“오랜 CEO 생활로 다진 내공이 빛을 발했다” 고 하면 답으로 무난하긴 해도 2% 부족한 느낌입니다.
저는 이 대통령의 숨은 노력을 들춰내고 싶습니다.


평소 ‘혈액형에 따른 성격유형’을 반신반의하는 편이지만, 국제무대에 선 이 대통령을 볼 때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타고난 B형’임을 새삼 실감합니다. 상대국 정상들에게 먼저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기본이고,
상대가 감동할 만한 비장의 ‘디테일’을 준비해뒀다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지난 10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세 번째 G20 정상회의 때였습니다. 1차 세션을 앞두고 환담이 있었는데 각국 정상들이 서로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잠시 와글와글한 분위기가 됐습니다. 이때 이 대통령과 마주친 베를로스쿠니 이탈리아 총리 얼굴에 갑자기 미소가 번졌습니다. 이 대통령의 넥타이를 본 것이지요. 짙은 자주색 바탕에 핀 도트(Pin dot)라 불리는 하얀색 땡땡이 무늬 넥타이였습니다. 3개월 전 이탈리아 라퀼라 G20 정상회의 때 베를로스쿠니 이탈리아 총리로부터 받은 선물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EU FTA문제를 놓고 이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베를로스쿠니 총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S. 베를로스쿠니' 이름이 뒤에 새겨진 이 넥타이를 그날 손수 골랐다고 합니다. 세심한 배려로 상대를 감동시킨 것은 물론 명품 넥타이 생산국의 자존심까지 세워 준 셈입니다.


한-EU FTA(자유무역협정)에 마지막까지 빗장을 걸어 놓았던 폴란드, 이탈리아가 이 대통령과 회담 직후 찬성 의견을 내비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합리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혼신을 다해 설득하는 이 대통령 앞에서 반대 논리를 슬며시 내려놓은 게 아닐까 합니다.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한국을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결정하기까지에도 이러한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작용했다고 믿습니다. 외교 전쟁터나 다름없는 국제 정상회의에서는 열렬한 지지표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이해가 갈립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정상 간 외교에서도 진심이 통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평소 술을 잘 안하시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술잔을 채웁니다. 지난 3월 호주 방문 때 러드 총리 관저에 초청돼 생맥주를 나눈 것은 의전(儀典) 시나리오에 전혀 없던 일이었습니다.

 

 

이날 대작(對酌)은 이 대통령이 “산불로 얼마나 마음이 상했느냐”는 말로 가슴 찡한 첫 인사를 전할 때 이미 예고되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호주 대형 산불은 당시 외신의 큰 뉴스이긴 했지만 국빈방문 중인 해외정상이 쉽게 떠올릴 인사말은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러드 호주 총리는 다자회의 때 이 대통령에게 유용한 팁(Tip)을 전해주는 등 든든한 우군이 돼 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주석을 만나 하노이 보드카를 5잔 이상 들이켰습니다. 전후(戰後) 경제발전, 교육열 등 여러 모로 닮은 데가 있는 양국의 공동번영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위하여”를 외친 것이지요.


진심이 강하게 전달돼 파격 의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여럿 있습니다. 스웨덴의 친환경 도시 함마르비를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그쪽 고위공무원이 나와 에너지 효율 시스템을 설명했는데, 대통령께서 건성으로 듣지 않고 이것 저것 끊임없이 질문하며 관심을 보이자 그는 바로 자기 아파트로 안내했습니다.

 

 

17평짜리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요. 사전에 고지된 대로 미리 버스에 타고 기다리던 수행원들은 허겁지겁 뛰어나와 사라진 대통령을 찾아 좁은 아파트를 헤매고 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요즘 열심히 공부하는 걸 줄여서 ‘열공’이라 한다는데, 이 대통령 역시 열공 스타일입니다. 해외순방이 있을 때면 실무 담당 참모진을 녹다운 시킵니다. 내용을 완전히 소화해 머리에 저장할 때까지 묻고 또 묻고, 고치고 또 고치는 작업을 계속하기 때문입니다.


외교팀과 의전팀에서 만들어준 뼈대에 감성과 센스, 순발력이라는 살을 입히는 것은 대통령의 개인기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외교에서 줄곧 성적을 낸 데는 ‘상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그 흔한 병법의 격언을 몸소 실천한 덕입니다.


이미 보도된 사실입니다만,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전화를 할 때 이 대통령은 미식축구 이야기로 Ice breaking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피츠버스 스틸러스의 팬인 사실을 알고 스틸러스의 전적, 승률을 모두 머릿속에 담고 전날 열린 미국프로풋불(NFL) 슈퍼볼을 화제로 첫 대화를 시작한 것이죠. ..대화가 잘 풀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기쁨”등의 단어로 공감을 나누며 전화통화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내에서 어느 기자가 물었습니다. “해외에 나와서 너무 바쁘게, 숨가쁘게 다니시는 것 아닙니까” 이 대통령은 ‘몰입’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내가 언제 다시 이 사람(외국 정상)을 만날 지 모릅니다. 그래서 5초를 만나도 나를 잊을 수 없도록, 아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국민을 잊을 수 없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한국을 한번이라도 더 챙겨주지 않겠습니까”


국정에 비판적인 분들도 이 대통령의 외교 분야를 평할 때는 덜 인색한 편입니다. 이런 기세라면 언젠가 ‘MB 외교론’이 대학 강의에 등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맞춤형 외교’(tailored diplomacy)의 위력을 이 대통령 외교 행보를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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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팔작지붕아래 - 청와대 블로그
글쓴이 : 푸른지붕 원글보기
메모 :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관련도 없고요...단지 어찌알다보니 청와대 이야기 궁금해하시는 분 있을것 같아 올립니다,,,이해하시고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