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효준방/*읽고 싶은 글*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김 또깡 2009. 11. 25. 09:41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출처: 함석헌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전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