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효준방/*좋은 시

정지용 시인 - 춘설

김 또깡 2010. 1. 30. 17:07

 

춘설 (春雪)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롭어라.

 

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긔던 고기 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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