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민지방/*내가 찾은 맛집

[스크랩] ‘간이역이야, 식당이야!’ 광양 진상역의 ‘한우촌’

김 또깡 2009. 10. 23. 15:42

 

 

                       살치살은 근내지방이 잘 발달되어 구이용으로 적당합니다.

 

 

 

                   녹아내리는 듯 혀끝에 다가오는 쇠고기 살치살의 그 맛이 너무 좋습니다.

 

세상에는 음식을 제법 한다는 맛집들이 하고많습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는 업소는 경치가 멋진 집, 맛이 유별난 집, 왠지 끌리는 집, 장인의 손맛이 담긴 집, 좋은 사람과 함께 가보고 싶은 집입니다. 전남 광양에 이색적인 맛집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지난 10일 찾아간 곳은 전남 광양의 진상역입니다. 이곳은 경치가 멋진 집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서성거려도 오가는 사람구경조차 힘든 간이역에 무슨 식당이 있나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역사의 간판을 보고 들어서니 생뚱맞게도 식당입니다. 창밖에는 철길이 놓여있습니다. 열차도 오갑니다.


한때 뜯길 운명 간이역...식당과 한우 전문판매점으로 변신

 

 

                진상역을 알리는 간판을 보고 들어서자 한우촌 식당입니다.

 


한때 뜯길 운명에 처해지기도 했던 간이역이 광양역장의 아이디어로 식당과 한우 전문판매점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역사를 개조해 '진상영농 한우촌'이 입주했습니다. 이곳 한우촌은 광양지역의 암소 중 1등급 고기만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답니다. 그래서 최근 이곳이 또 하나의 별스런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한우고기를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가격을 살펴보니 채끝등심 100g에 5600원, 꽃등심 100g 6800원, 차돌박이 100g 5100원입니다. 좋아하는 부위의 한우고기를 구입했습니다.

 


광양역장은 이곳 쇠고기 품질이 동부육군에서 최고라고 말합니다. 한우촌의 주인장 양승래(46)씨는 쇠고기는 암소가 가장 맛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암소만 취급합니다. 암소가 가장 맛있잖아요.”


이곳에서 취급하는 쇠고기는 광양지역의 농가에서 직접 구매해 지역농가소득 기여에도 한몫을 합니다. 도축은 광주에서 해온답니다. 1등급짜리만 판매하려고 노력한다는 양 사장에게서 쇠고기의 등급을 직접 알아봤습니다.

 

 

소 도체 등급은 육질등급과 육량등급으로 구분하며 쇠고기의 등급은 1++(투플러스), 1+(원플러스), 1, 2, 3등급, 등외, 이렇게 6단계로 구분하여 판정한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쇠고기는 비위(소화기)를 보하고 토하거나 설사하는 것을 멈추며 소갈(당뇨)과 수종(부종)을 낫게 하고 힘줄과 뼈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눈 딱 감고 한번 맛본 살치살의 맛에 홀딱 반해

 

 

                         구이용 차돌박이 100g에 5100원입니다.

 


주인장은 살치살이 맛있다며 추천했습니다. 살치살 100g에 9500원입니다.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소 한 마리에 1kg남짓 나오는 귀한 거라니, 까짓 거 눈 딱 감고 한번 맛보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일반식당에서는 선뜻 먹어보기 힘든 부위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값이 일반식당의 절반이면 됩니다.


살치살은 등심살에서 꽃등심을 생산하기 위해 분리한 살입니다. 근내지방이 잘 발달되어 구이용으로 적당합니다. 쇠고기는 부위에 따라 맛과 영양이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부위별 특징을 알고 용도에 맞게 선택해서 먹으면 그 맛이 한결 좋습니다.


정육점과 식당을 한곳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구입 식당으로 갔습니다. 고기를 한참 굽고 있는데 기차가 간이역에 멈춰섭니다. 손을 흔들자 기차 승객들이 답례로 손을 흔들어줍니다. 기차는 서서히 간이역을 출발합니다.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픈 내 맘에 들었던 곳

 

 

                   식사 도중에 보았던 무궁화호 열차의 멋진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황금들녘을 달려가는 기차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식당에서 바라본 창밖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참 별나고 멋진 곳입니다. 덩달아 음식 맛이 유별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이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새밭에서 직접 재배했다는 푸성귀에다 한 쌈, 그 맛에 감탄사가 절로 터집니다. 싱싱한 상추에 쌓인 부드러운 살치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녹아내리는 듯 혀끝에 다가오는 쇠고기 살치살의 그 맛이 너무 좋습니다.


“이것이 모양은 없어도 100% 무공해예요.”

 

 


후식으로 먹었던 물냉면(3천원)의 새콤하고 시원한 맛도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맛이 그만이었거든요. 식당을 나서면서 마주친 손님들에게 이곳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더니 “이 집을 왜 몰라요?”라며 물어본 사람을 오히려 무색케 했답니다.


한우촌이 인근에서는 꽤나 유명한 식당이라네요. 처음 가본 집이었지만 저 역시도 언젠가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픈 맘이 들었거든요. 식사 도중에 보았던 부산의 부전역에서 출발해 목포까지 가는 무궁화호 열차의 멋진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출처 :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
글쓴이 : 맛돌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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