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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흰 그림자

김 또깡 2009. 12. 16. 09:54

      흰 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루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리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든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든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로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우리 다 함께 노력 합시다!!!

 

 

 

 

출처 : 범우사 윤동주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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